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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티어링 투어

2017 OOC(뉴질랜드)

by 어택포인트 2017. 7. 12.

지난 4월에 참가했던 2017 OOC 경기에 대한 GPS 루트를 이제서야 올립니다. 시간이 오래되어서 기억이 흐릿하기는 하지만 생각나는대로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유스호스텔에서 룸메이트로 만난 70대의 캐나다 어르신은 경기 후 매일 저녁 자신의 GPS 기록을 다운받아 노트북에 그날의 경기에 대한 복기를 정리하는 것을 봤는데 배울 점이 많더군요. 젊은 우리들보다 IT 활용능력이 뛰어나 보였습니다. 앞으로 대회참가 준비물에 노트북을 추가해야될 것 같습니다.

 

1. Sprint 경기(4월 16일, 유니텍공과대학)

 

 

 

뉴질랜드에서의 첫 경기, 아시아 지역에서만 대회를 참가해봤기에 서양사람들과 경쟁하는 첫 경기인 셈이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에 출발해서 코스 후반에는 장대비가 쏟아져내려 박진감이 넘치는 경기였다.

2.9km 거리에 22분 27초의 기록으로 M50클래스 71명중 26위를 기록했다. 1위는 15분 51초로 6분 36초 차이였는데, 중하위권으로 예상했었던 것에 비하면 높은 순위로 기록되었다. 경기에서의 실수는 9번 구간에서 길을 잘못들어갔다가 되돌아나오는 실수가 있었다. 스프린트 경기는 우리와 비슷환 환경이었기에 별 어려움은 없었지만, 캠퍼스 내에 있는 작은 건물들 사이를 이동하는 코스로 국내에서는 좀처럼 경험해볼 수 없었던 새로운 느낌이었다. 좀 더 집중력이 필요한 곳으로 생각된다.

대회 참가전 정기적인 운동을 통해 몸을 만들어왔어야 했는데 전혀 준비를 못하고 와서 속도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비교적 실수를 적게 해서 양호한 수준의 순위로 기록된 것 같다. 6번과 12번의 루트가 조금 미흡했던 것으로생각된다.   

 

2. Long 경기(4월 15일, Rototoa)

 

 

 

두번째 경기로 Long 경기였는데 오클랜드에서 북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우드힐 포레스트의 로토토아에서 진행되었다. 입구는 목장지대로 먼 거리부터 참가자들의 자동차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멋진 풍경이었지만 경기에 대한 부담감에 경치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집결지에서 출발지까지는 1km 정도 숲속으로 들어갔다. 워밍업 삼아 절반 정도의 구간을 천천히 뛰면서 갔다. 사전공지에 나와있던 위험식물(억새풀과 같은 종류)들과 키큰 고사리 식물이 주변에 가득하고 숲 속이 어두워서 긴장감이 더한다. 숲 속 깊은 곳까지 천막과 간이화장실, 급수대를 준비한 것을 보고 적지 않게 놀랐다. 

6.1km에 등행 300여 미터, 제법 등행이 있었는데, 결과는 2시간 4분 33초로 73명의 참가자 중 32위의 기록이다. 많이 헤매고 다녔는데 그에 비하면 순위는 나쁘지 않았다. 물론 1위와의 기록 차이는 1시간 7분, 1위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얘기다. 많이 헤맸던 이유는 낯선 등고선, 식생, 나침반 등의 요인으로 생각된다. 함몰지와 복잡한 등고선을 찾아다니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고, 우리와 많이 다른 식생, 남반구용 나침반을 사용하지 않음으로 왼쪽으로 5도 정도 계속해서 빗나가게 진행되는 문제가 있었다.

실수했던 구간은 1, 2, 3, 5, 12, 13, 14번에서 좋지 않은 기록이 나왔다. 1번은 스타트 지점에서 방향을 잡느라 한참을 머뭇거렸고 왼쪽으로 비켜가는 실수를, 2번도 왼쪽으로 비켜나가 위치를 잃어버려서 약간 헤맸고, 3번은 등고선을 보면서 갔지만 거리계산이 안되어서 실제보다 훨씬 이전 지점에서 컨트롤을 찾고자 했던 실수가 있었다.  5번은 위치파악이 안되어서 많이 헤맸는데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치우쳐 공략을 하게 되어 6번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결과가 있었다. 12번은 방향을 잘못잡아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실수가 있었고, 13번은 등고선도 복잡한 지역이기도 했지만 왼쪽으로 지나쳐 가는 실수를, 13번은 이번 경기 최대의 실수로 100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 거리를 17분을 소모했다. 주변을 몇 바퀴를 돌았는지 모르겠는데 대회 참가해서 첫 번째 벤붕상태라고 할 수 있다. 나머지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찾았는데 골인지점 들어오는 순간 두 시간의 복잡한 경험이 머리속에 스쳐지나간다. 2시간 이상 경기를 해본 경험이 거의 없었는데(그 이전에 포기한 경우가 대부분),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했던 경기였다.  

경기 종료 후 돌아오는 길에 10만원짜리 남반구용 나침반을 구입했다. 구입하지 않고 어떻게든 버텨볼려고 했는데, 남은 경기가 많아서 어쩔수 없었다.      

 


3. Relay 경기(4월 16일, Kereta 호수)

 

 

 

릴레이 경기로 비가 오는 가운데 경기가 진행되었다. M45클래스에 문정만님이 1번 주자로, 니시야마님이 2번 주자로 뛰었고, 나는 마지막 주자로 매스스타트로 출발했다. 4.6km의 거리에 45분 2초의 기록으로 3번 주자 28명 중 11위를 기록했다. 물론 1위와의 차이는 15분 이상이었다. 우리 팀의 기록은 2시간 27분대의 기록으로 30팀 가운데 18위를 기록했고, 우승팀은 1시간 43분대 기록이 나왔다.  

등행이 낮은 편이고 식생도 크게 낯설지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남반구용 나침반을 사용하다보니 큰 실수는 없었던 것 같다. 특히 방향을 맞추고 보측을 하면서 이동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10번과 15번 구간에서 위치를 잘못 판단하여 약간의 시간이 지체되었고, 다른 구간은 달리는 속도의 문제였다. 전날의 헤메임에 비교하면 제법 만족스런 경기가 되었다. 조금 자신감을 얻었다고나 할까.
 

 

4. Middle 경기(4월 17일, Rockery)

 

 

 

드디어 기대했던 OOC의 마지막 경기, 미들경기다. 아침부터 지속적으로 내리는 빗속을 뜷고 경기장을 향하는 차량들이 줄지어서 이동을 한다. 얼마 전 싸리클론으로 인해 도로가 파손되고 제법 많은 거리를 산 속으로 들어간다. 드디어 차창 밖으로 경기장의 풍경이 펼쳐진다. 높은 산, 나무가 거의 없는 목장지대, 수많은 바위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선수들. 무언가 신세계에 온 느낌이다. 출발시간이 늦은 시간으로 편성되어 있어서 우리가 도착 전에 이미 경기가 진행되어 있었다.

미들경기는 기술적 난이도가 제일 높은 경기인데 코스거리 3.3km에 등행 190미터로 제법 힘이 들어가는 경기였다.

결과는 51분 13초의 기록으로 78명 가운데 31위의 기록이다. 1등 기록이 30분 27초로, 20분 이상의 차이가 났다.

6번, 8번, 9번의 구간에서 실수가 있었는데 5번까지는 루트상의 문제는 있었지만 그런대로 실수 없이 잘 찾았다. 하지만 5번을 찍고 6번을 가는 방향에서 9번을 잘못 읽어 체력과 시간의 소모가 컸다. 오늘의 제일 큰 실수... 8번은 7번에서 탈출방향을 잘못잡아 약간 헤맸고, 9번은 많은 바위 사이에 있는 골짜기였는데 왼쪽 골짜기로 잘못들어가서 헤매는 실수가 있었다.

나머지는 달리기 능력과 루트 문제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스타트지점부터 물에 빠져서 출발했는데, 3번에서 높은 산봉우리를 하나 넘고, 진흙에 미끄져 넘어지고, 계곡을 건너다 깊이 빠지고, 목장의 울타리를 여러 번 넘어가는 등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경기였던 것 같다. 짧은 시간동안 기술적인 한계, 체력적인 한계 모두를 느꼈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석회암 지대에 자리잡은 목장에서 펼쳐진 미들경기는 그 독특하고 멋진 풍경과 자신의 목표지점을 향해 뛰어다니는 참가선수들의 열정이 어우러져 오랫동안 인상적인 경기로 남을 것 같았다. 경기기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참으로 멋진 경기, 멋진 경기장이었다.
 

이제 오클랜드에서의 OOC 4경기를 마치고 오클랜드에서 남동쪽으로 4시간 정도 떨어진 휴양도시 로토루아로 이동해서 Middle Earth 2경기에 참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