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리엔티어링 투어

WMOC 2017(뉴질랜드)

by 어택포인트 2017. 7. 12.

드디어 대망의 WMOC에 참가하는 일정이다. WMOC는 국제연맹의 공식대회로 35세 이상의 연령층이 참가하는 세계대회로 유럽 지역 참가자가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자신의 오리엔티어링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번 대회는 4년마다 열리는 World Mastas Games 28개 종목 가운데 하나로 WMG 전체 참가자는 28,000명, 오리엔티어링 참가자는 1,800명 수준이었다. OOC는 지역대회로 학생들과 2~30대 참가자들도 많았지만 WMOC는 35세 이상만 참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된 참가자는 60~70대가 주류를 이루었다.. M50에 참가한 나도 젊은 층이었고, M90도 2명이 참가했다. 한국 참가자는 단 2명, 일본만 해도 60명 가까이 참가하고 있었고, 홍콩, 대만도 제법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 스프린트 경기와 롱 경기가 있었는데 예선전과 결승전이 구분되어 진행되었고, 예선전 결과에 따라 결승전 상위그룹과 하위그룹으로 나누어 경기를 진행한다. 물론 하위그룹에서는 1등을 해도 시상을 하지 않는다. 경기결과에 대한 목표는 상위그룹 진출이다. 유럽 선수들의 비중이 많아져서 OOC보다는 더 어려운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1. Sprint 예선(4월 23일, 오클랜드대학 엡슨캠퍼스)

 

 

 

 

 

오클랜드 시내에 경기장이 있어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그리 크지 않은 대학 캠퍼스였는데 우리나라와는 달리 작은 건물들이 복잡하게 배치되어 있는 경기장이었다. 복잡한 지역을 여러차례 지나가야 하기에 지도는 양면으로 인쇄되었다. 전반부와 후반부를 뒤집어서 사용하도록 되어있다. 예선전이므로 오늘 경기를 잘 해야 결승전에 상위권으로 진출할  수 있다, 집결지에 모인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 이전 대회들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유럽 선수들이 많아서인지는 몰라도 각 나라에서 한가닥 하는, 산전수전 모두 겪은 사람들로서의 여유가 있으면서도 진지한 표정들을 읽을 수 있었다. 대체로 신체조건도 좋고, 평소 운동을 많이 하는 듯 몸도 가벼워 보였다.

코스 거리는 3.0km에 등행은 낮은 편이었다. 경기 결과는 B그룹 56명 가운데 20위, 19분 57초의 괜찮은 기록이다. 건물 사이 좁은 골목을 통과해야 하는 복잡한 코스였는데 그런대로 집중력이 유지된 것 같다. 큰 실수는 없었고, 17번 구간에서의 루트가 아쉬웠다. 출발 전 효율적인 루트를 확인하고 진행했어야 했는데 컨트롤 연결선 방향으로 이동하다보니 건물에 막혀있는 방향이어서 우회하는 방법을 택했는데, 처음부터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우회하는 루트를 택하는 것이 빨랐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구간에서 5계단 순위가 내려갔다. 그래도 이번 투어링에서 가장 만족스런 경기였던 평가된다. 큰 실수도 없었고, 3km의 거리를 20분 이내의 기록을 유지해서 결승전 상위그룹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만족할만한 결과였다.
 

2. Sprint 결승(4월 24일, 오클랜드대학 시티캠퍼스)

 

 

 

드디어 스프린트 경기 결승전이다. 결승전은 상위그룹과 하위그룹으로 나누어 치르는데, 상위그룹은 난이도나 코스거리가 좀 더 높은 수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특이했던 점은 출발지점까지의 이동거리가 제법 되는데, 5개 정도 컨트롤을 설치하여 연습용 지도를 사용, 워밍업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출발장소도 도로 위 육교를 사용하여 육교를 건너면 스타트 컨트롤이 보이도록 했던 것도 독특한 설정이었다.

경기장은 오클랜드대학교 시티캠퍼스로 숙소에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되는 위치에 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한 쪽은 공원과 건물, 지하도로 연결된 다른 한 쪽은 많은 건물이 밀집되어 있는 형태의 경기장이었다.

코스 거리는 3.1km로 등행은 높지 않았다. 결과는 21분 52초로 상위그룹 56명 중 38위에 머물렀다. 우승자의 기록은 14분 04초, 차이가 제법 많이 났다. 이유는 15번에서 큰 실수를 했는데, 지하도를 통과한 후 위치파악을 잘못해서 골목을 이리저리 헤맨 것이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22번에서 컨트롤 방향을 잘못 잡고 다른 곳으 갔다가 돌아온 실수도 있었다. 또한 14번 루트도 왼쪽을 이용했어야 했는데 아쉽다. 이 세 구간에서만 순위가 9계단 떨어졌다. 30위 이내의 순위를 목표로 했는데 아쉬운 결과로 남게 되었다.

경기 종료 후 일본의 오노에 선수가 M75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동양인으로서는 쉽지 않은데 대단한 결과로 생각되었다. 결승전 경기답게 경기장 분위기나 선수들, 대회운영 등 전반적으로 OOC보다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대회인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3. Long 예선1(4월 26일, 우드힐 포레스트)

 

 

 

스프린트 결승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Long 예선 첫 경기에 참가했다. 바닷가 소나무 조림지역과 억새밭으로 구성된 지역으로 경사가 완만하고 지면이 모래도 되어 있어 달리기 좋은 경기장이었다. 경사도 완만하고 오밀조밀한 등고선이 많아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 지형이다. 주차장에서 집결지까지 이동하는 동안의 풍경은 계절이 가을답게 억새밭이 장관을 이룬다. 이곳의 억새는 매우 크고 우람해 보였다. 경기 시작 전 한 인터넷 매체로부터 인터뷰를 하러 왔다. 28,000명의 WMG 참가자 중 한국 참가자가 우리 두 명뿐이라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다. 경기 전과 후에 인터뷰를 했는데 경기결과는 좋지 않았다.

6.5km의 코스에서 1시간 26분 29초로 56명 가운데 49등, 투어링 기간 중 최악의 순위로 나왔다. 1위는 47분대, 거의 두 배의 기록이다. 1번부터 헤맸다. 구간기록 53위, 거리측정을 잘못해서 컨트롤 지점보다 훨씬 미치지 못한 지점에서 헤매고 있었다. 2번에서도 다른 곳으로 방향을 잡아 헤매다 겨유 찾았고, 4번도 방향을 잘못잡아 지나쳤고, 5번은 루트를 잘못 선택해 시간손실이 많았다. 8번도 방향과 거리를 잘못 판단하여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다. 13번도 방향을 잘못잡아 다른 곳으로 지나쳤다가 되돌아왔고, 14번도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오늘의 경기는 실수가 너무 많았다. 이정도 기록이면 내일 2차 예선에서 아무리 잘해도 결승전 상위권 진출은 어려운 상황이다. 전날 있었던 모델이벤트에서는 그런대로 잘 적응했다고 생각했는데 집중력이 떨어졌던 것으로 생각된다. 아쉬움이 많았던 경기로 기억된다. 머리 속이 복잡했던 하루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4. Long 예선2(4월 27일, 우드힐 포레스트)

 

 

 

두 번째 Long 예선경기로 1, 2차 예선 소요시간을 합산해서 결승전 진출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늘 경기는 어제 경기장의 북쪽으로 집결지는 동일한 장소를 사용했다. 우드힐 포레스트는 롱 경기를 한 장소에 하기에 충분한 넓은 지역이다. 이렇게 좋은 경기장을 가진 뉴질랜드가 부럽다. 민가도 하나 없고, 길도 많지 않고,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환경이다.

어제의 경기를 만회하고자 했는데, 조금 낫기는 했지만 비슷한 결과였다. 6.1km의 거리를 1시간 23분 41초로 35위로 올라왔다. 1등은 51분대. 이번 경기도 여러 곳에서 실수를 했는데, 2, 3, 7, 15번이 실수했던 구간이다.

2번은 신중하게 찾느라 속도를 늦췄던 구간이고, 3번에서 많이 헤맸다. 컨트롤 위치가 숨겨진 곳에 있어서 이리저리 이잡둣이 뒤지다가 겨우 찾았다. 등고선을 세밀히 봤어야 했는데 미리 짐작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7번은 방향을 잘못잡아 지나쳤던 실수가 있었고, 15번은 능선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어야 했는데 큰 길이 나올 때까지 직진을 하는 큰 실수를 했다. 3번 구간에서 17계단이나 순위가 내려갔고, 15번에서 6계단 내려가는 손실을 입었다. 
숲에서 이루어지는 경기에 대해 실력이 매우 부족함을 느끼는 경기였다. 이로써 결승전 상위그룹에 진출하는 바램은 이루지 못했다.

 

5. Long 결승(4월 29일)

 

 

 

투어링 마지막 경기로 Long 결승전이다. 두 번의 예선전에서 하위그룹으로 편성되어 출전한 결과 실망스러운 기록으로 마무리했다. 6.0km의 거리를 무려 2시간 8초의 기록으로 56명 중 37위를 했다.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했지만 실력이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 실수로 GPS 기록이 안되어 수기로 기억을 더듬어서 복기를 해 보았다.

5, 7, 8, 9, 10, 18번 등 많은 실수가 있었고 그중 5번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4번에서 8위를 하다가 5번에서 많은 시간을 헤매서 43위로 무려 35계단이나 내려갔다. 빠른 사람은 3분대로 끊었던 기록을 무려 24분을 소모했다. 현재 위치도 모르겠고, 큰 길로 나와서 현위치를 확인한 순간 전혀 엉뚱한 위치에 와 있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떤 경로로 왔는지를 도대체 모르겠다.
7~10번은 정확한 지점을 찾지 못하고 계속 비켜 지나가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겨우 찾고 마는 실수가 반복되었고, 18번은 밀집된 식생으로 인해 진행에 어려움이 있어 주변을 맴돌다가 찾을 수 있었다.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많지만 마지막 경기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지고 끝나게 되었다.

 

WMOC 5개의 공식경기 결과를 정리하자면, 스프린트 경기는 중간 이상의 순위로, 롱 경기는 중간 이하의 순위를 기록했는데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양호한 결과로 평가되었다. 스프린트에서는 국내대회에서처럼 실수가 많지 않았지만 롱 경기에서는 국내경기 대비 너무 많은 실수를 했다. 따라서 스프린트는 달리기 능력을 좀 더 보완해서 순위를 끌어올려야 할 것이고, 롱 경기는 달리기 능력 향상은 물론 완만한 지형에 대한 경험을 좀 더 쌓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롱 경기에서 기술적으로 부족함이 많았던 것을 많이 느꼈다. 자기 위치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많은 시간을 허비했던 경우도 여러 번 있었고, 거리와 방향에 대한 실수도 메우 많이 나왔다. 경기중 보측 습관, 방향유지에 대한 연습이 더 필요하다. 또한 지형적인 특성이 다르므로 이와 유사한 국내 훈련장소를 개발해서 연습할 필요가 있다. 우리 대표선수들이 유럽만 가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 뉴질랜드에서 펼쳐진 세 개의 대회와 11개의 경기, 3개의 모델이벤트를 통해 나름대로 소중한 성과와 경험이었기에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오리엔티어링 투어링이 되었다. 내년 7월초 덴마크에서 WMOC가 있을 예정이라는데 또 가고싶다. WMOC-FIN5-ORINGEN-WOC로 이어지는 40여일간의 투어를 상상해본다. 전 일정을 함께해주신 문정만님과 니시야마님께 감사드린다.

 

'오리엔티어링 투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FIN5 2018(핀란드)  (0) 2018.09.15
WMOC 2018(덴마크)  (0) 2018.09.15
2017 Middle Earth(뉴질랜드)  (0) 2017.07.12
2017 OOC(뉴질랜드)  (0) 2017.07.12
2016. 아시아선수권대회(대만)_스프린트2  (0) 2016.11.23